+ 주말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가 오지 않아서 서운했다. 내가 밖에 나갈 일 없을 때의 비는 좋으니까,

비가 오길 바랬는데. (약속 있거나 일있으신 분들은 죄송) 햇살밴드가 주말에 공연을 해서인가? 

신도시 강릉 다녀오신 팬들의 트위터 사진 속의 맑게 개어 살짝 구름 씬 하늘과 바다, 너무 예쁘더라.

월요일엔 또 비가 온다던데. 비오면 출퇴근길이 괴로워져서 싫고, 이렇게 약속없는 주말에 비 쾅쾅 왔으면 딱이었겠는데.


+엄지 손톱 밑에, 그러니까 엄지를 수직으로 세우면 닿는 부분에 가시가 박힌 것 처럼 아팠다. '그냥' 아픈 건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작은 상처가 나있었다. 

그리고 무릎이 조금 아팠다. 아픈 것도 아니고 그냥 좀 성가신정도. 그러나 계속 신경쓰이는. 

노화에 대해 생각했다. 요즘 늘 피곤하다. 늙으면 늘 이런 피곤한 상태로 사는걸까 하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무릎이나 허리 등의 특정 부위 만성 질병도 있겠지. 늙고 병드는 것에 대한 노처녀의 두려움.


헬스장 화장실에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한다." 라는 말이 씌여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허무하게 흘려보내니까 하루도 길게 한다. 하루도 길게 하고 인생도 길게 하는데

왜 이렇게 하기 싫은건지. 반성하자.


+ 주말엔 집에서 꼭 캔맥주를 딴다. 이번엔 좀 오버 해서 캔맥주+와인 100ml 미니병을 마셨는데

(안주는 뜬금없지만 베이컨. 이번 주말엔 베이컨이 되게 당겨서 베이컨 많이 먹었다.)

이게 영향이 컸는지 꽤 피곤했다. 늦잠자도 되고 먹다 대충 하고 자도 상관없는게 또 좋은 점이긴하지만.

믿음직한 친구들이라던가 남자친구라던가 외부에서는 마음 놓고 술마실 자리가 never 였기 때문에 집에서 편하게 마시는 거 진짜 좋다. 이제는 밖에서 술마실 일이 거의 없는데 있다고 해도 엄청 긴장상태로 먹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마시는 분위기....는 뭐, 그것도 좋지만 술 자체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술 맛 느끼는 것 좋아하는 것 같다. 집에서 술 마시면서 느끼는거는

나는 꽤 술에 잘 취하고 술 마시면 잠들어버린다는 것을 깨달았고 밖에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밖에서만 마실 때는 내가 술 마셔도 잠도 안자고 술도 쏀 줄 알았다---꽤 긴장해서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 와 주말 가는거 너무 아쉽다. 오늘 간 커피숍이 여러가지로 너무 선택 실패여서. (커피숍 자체는 좋았는데 다른 여러가지. 큰 맘먹고 시킨 케잌 크고 맛없음. (케잌에 크림 그렇게 맛없을 줄이야)  시끄러움.

이상한 설문조사 사람이 마음 불편하게 함. 커피숍 음악 음질이 넘 이상해서 옆에서 핸드폰으로 튼 건 줄,- 이건 아직도 미스테리,핸드폰으로 튼 것 같기도 하고--- 등등. ))


+ 위화의 인생 다 읽고 모옌 소설 원작인 붉은 수수밭 보다. 90분이라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집에서 영화를 잘 못보는 편인듯. 모옌 소설 원작은 읽지 않았는데 보면서 에세이 집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가 저거구나 생각했다. 단순 모조 소품이 아니고 그렇게 사연 많은 자동차였다고 생각하니 두 세 번 정도 

다시 돌려본 것 같다.

인생은 정말 빨리 읽었다. 확실히 소설은 흡입력?흡인력?이 있어서 속도가 붙으면 단숨에 읽게 된다. 

사실 읽으면서 여러가지 불편한 지점도 많았는데 어쨌든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불편한 지점은 여자들이

너무 지고지순하게만 그려지는 것. 응당 그래야 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것. 그리고 노름으로 다 날리고

집안 말아먹어도 '너무 슬퍼서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따위의 자기 연민은 존재하는구나 하는 것. 후자는 내게 되게 새로운 거였다. 나는 이상한 가장(이지만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들이 다 아무 생각 없고

멍청해서 인줄 알았는데 그들도 다 그들이 한짓은 생각 못하고 마냥 스스로가 불쌍한 자기연민은 갖고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다들 수동적이고 조금이라도 주체적인 행동을 하면 비극을 맞이하는 것. 뒷 페이지에 해설에도 나와있는데 '무사안일주의' 의 모습들. 이는 붉은 수수밭에서도

그냥 그냥 운명에 순응하며 살다가 불의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한 사람들은 모두 잔인하게 죽게 되고

주인공도 어떤 적극적인 액션을 하자마자 파국으로 치닫는다.  

인생에서도 주인공은 그냥 저냥 흐름에 맡겨 살다보니 생명을 부지한다. 그리고 소설엔 딱히

어떤 뜻을 갖고 액션을 취하거나 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 비교적 높은 자리에서 완장질 하는 사람들도

의식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그 자리의 사람이어서 그런 일을 한다.

근데 너무 다 죽어서 너무 슬펐다. 흔한 결말이지만 희망을 주는 남겨진 어린 생명 하나, 이런 식일줄

알았는데 다 죽어서 몰입해서 읽다가 너무 슬퍼졌다. 누구의 죽음도 보상 못받는 느낌이고. 

더 길게 쓸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한 권에 적절하게 읽을만하게 써줘서 좋았다. 길면 안 읽었겠지. 중국 소설은 서양인들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소설도 마찬가지로 동양의 절제미, 그런 식으로) 내가

읽기로는 의뭉스러워 보이는 점도 많고 너무나 모든 걸 당연하게 치부해버려서, 이런 게 중국 사람들인가 무섭기도 하고 뭐 그렇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만.


+ 주말을 집에서 영화보고 그러면서 지내고 싶은데 집에서 영화를 잘 안보게 되는듯. 요즘은 극장도 

잘 안가고. 영화는 참 많은데 개봉관에서 시간맞춰보기는 어찌나들 힘든지.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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