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 끝.

일상 2016. 6. 30. 18:30

6월 30일 6월의 마지막 날이다.

참으로 바쁘고 이런 저런 일 많았던 2016년 상반기였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전혀 재미나 번잡스러움은 1도 없는 나날이었다.

그나저나 뭔가 2016년 상반기 베스트 같은 것을 꼽아보고 싶은 오늘이다.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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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은 -지금도 포함해서- 조잘조잘 -아니 이건 너무 귀엽잖아 - 주절주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날들이었다. 누군가 내 말을 '응, 응.' 하면서 들어준다면 지금도 끝없이 떠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끝없이 끝없이 떠들고 싶은 날이다.  비록 오프라인 실제 생활에서는 성인과의 의미있는 대화가

하나도 없을 지라도.

계속 계속 말하고 싶다. 지금도.

극적으로 지루한 날들에게 계속 할 말이 생기는 게 신기하다.

현재 내 최고의 관심사는 핸드폰 약정 종료. 스ㅋ이 아임백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이 주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너무나 탐난다. 그런데 지금 쓰는 지프로2보다 화면이 작고

무엇보다 나는 지금 지프로2에 만족하기 때문에. 한 한 달정도 지켜보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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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고가 지름- 갤럭시 탭 s2

약 반년을 고민하다 산 태블릿PC.

처음에는 저렴이 지패드 8.0정도에서 시작했으나 결론은 늘 그렇듯 가장 비싼 신제품 탭S2로.

사서 안 쓰게 되는 사람도 많다던데 인터넷 중독자인 나는 잘 쓰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 커다란 스마트폰인데 뭐? 라고 하겠지만 커다란 스마트폰은 매우 훌륭한 것이었다.


그 밖에는 옷도 화장품도 딱히 생각나거나 맘에 드는게 없구나.

운동도 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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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너무나 전형적인.

해맑은, 너무나 해맑은.

내 세상이 가장 바르고 아름다운.


지난 2년은 성인 미혼 노처녀 어른으로 겪어야 하는 뻔한 일들,말들에서 피해있을 수 있었다.

재작년은 미혼인 동료가 한 명 더 있었고 직장 내 일이 너무 복잡해서 

다른 이야기는 할 겨를조차 없었다. 

작년은 직장생활 처음으로 나만 미혼인데 (올해도 마찬가지) 나보다 훨씬 어린 동료들도

결혼해서 큰 애가 둘이고 뭐 그런 상황이다. 

작년은 동료(너무 따뜻한단어..colleague정도의 어감이 좋겠지만)들이 그들의 개인사로 매우 바쁘고

남아있던  기혼의 연장자 두 분은 매우 배려심이 깊으신 분들이라 딱히 내가 들어야 할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올해는 비로소 그 시간들을 끝내고 적당히 적당한 정도의 이야기를 듣는데도 

2년간 면역력을 완전히 잃었던지라 나도 모르게 표정관리가 안 될 때도 있고 뭐 그렇다.


노처녀라는 건 사회의 소수자, 마이너리티로서 늘 어딘가 조심스럽고 시선이 부담스럽다.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는 적당한 나이에 취직-연애-결혼-출산-적당히 쉬고 일로 복귀 등등의

테크를 타는 사람들의, 완벽히 아름다운 세상이 궁금하다. 

그들은 각각의 고민이 있지만 외부적으로 완벽하다.

나는 어떤거지? 몇 문장을 썼다 지워본다.

어떤 말이 상처가 될 거라는 의식조차 없는 완벽한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자신은 늘 세상의 '다수;메이저'에 속하는 기분은 어떤걸까.

나는 경제적으로도, 결혼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늘 마이너쪽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생각되어지며 살아왔다.

새삼스럽게 그런 것들을 깨닫던 상반기였다.


-끝-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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