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를 따로 기록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라고 하면서 하겠다)

인상깊은 꿈이어서 써 본다.

원래 꿈 얘기는 자기 자신한테만 재미있다.


어제는 12시간을 잤다. 나 괜찮은걸까?

이렇게 자면 --주말에도 많이 그러지만--개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


꿈은 그냥 영화보듯 시청자처럼 생각없이 지켜볼때도 있고, 그 꿈이 진짜인 상황에서

꿈 속에서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경우 전자이지만 이번은 후자였다.

꿈에서 나는 딱 봐도 후진 곳에서 딱 봐도 이상한 상사와 일을 하게되었다. 그 상사는 

온갖 일을 혼자 처리해야되서 짜증이 난 상태였고 난 신참으로 말도 안되는 잡일과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꿈 속에서 나는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내가 일하기 시작한 때와 최근까지 하고 있던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꿈 속에서도 아주 조심스럽고 공손하게 

"저 죄송하지만 저는 최근에 2014년 (꿈에서 2014년 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내가 일을 하면서

가장 최악의 해였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사건사고들을 기억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까지

이러저러한 일을 했는데요. 저도 꽤 오래 이러저러한 일을 해왔고....(내가 한 일들에 대한 설명)" 


커다란 책상 앞에 앉은 뾰족한 상사는 그 앞에 엉거주춤 서있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요? 이상하네. 지금은 2012년인데. 꿈꿨나보네요."


꿈에서 나는 그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정말 내 기억이 꿈인가 싶고.

그러다 깨니까 지금은 2016년인데 일단은 좋았는데 꿈 속의 내가 막 안쓰럽고 그런거다.

그러다가 존재하지도 않는 꿈 속의 내가 뭐가 안쓰러워 존재해서 출근해야 하는 내가 안쓰럽지. 오늘도 힘내. 이렇게 꿈 이야기는 끝입니다.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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