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 제7일 감상


 사후 부유물(내가 이름붙임)을 좋아한다.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되고 세상을 떠도는. 최근에 읽은 만화로 '성실한 시간'이라는 만화가 있는데.(이름 기억 안나서 검색하느라고 엄청 힘들었다.) 2권 완결이고 특별한 내용이 없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소재라서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모옌의 개구리. 아주 예전에 중국식 이혼, 그리고 이번에 역시 유명한 소설가인 위화의 제7일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 부분을 읽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설정인 죽은 뒤 세상을 떠도는 이야기 였고 미인과의 꿈같은 사랑과 현실적인 이별정도에서는 그냥 저냥 흡입력 있네 하는 느낌이었다가 주인공의 출생이나 어린시절 돌봐주던 부부의 이야기 옆집에 살던 이웃들의 이야기의 이야기 보따리가 하나씩 하나씩 풀어질때 마다 감탄하고 또 감탄하면서 읽었다. 


중국소설을 읽을때면 다른 영미권의 소설을 읽을 때보다도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자꾸만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게 된다. 이런건 이렇게 비슷하구나 이런건 이렇게 다르구나 그런.


아내와의 결혼 이별이나 출생이야기는 소설적인 설정으로 인상적이다. 꿈같고 환상 같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풍부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내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주인공이 만났던 젊은 이웃에 관한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던 소설은 사회 문제 같은 것을 끌어들이면서 젊은이의 이야기를 한다. 사실 과거의 중국 이야기는 내가 잘 몰라서 더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다. 

젊은이의 가난. 한국의 소설은 젊은이의 가난을 다룬 것이 있는가 문득 궁금해졌다. 김애란의 소설에서 크리스마스날 허름한 모텔방을 찾던가 다닥다닥 붙은 같은 방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노크하지 않는방),  정도가 기억난다. 그런데 이것도 극단적인 젊음의 가난은 아니다.

이 소설에서 중국의 젊은이의 가난에 대한 부분은 충격적이었지만 사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대도시와 열악한 주거와 주변에 도사리는 유혹과 어리석은 젊음의 무모함 같은. 아마 가장 사실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맨 뒤에 배치한 걸까. 소설적인 설정. 슬픈 신파, 사회 비판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한국에도 현실을 반영하여 이런 젊음의 절대적인 가난을 쓴 소설이 나오면 좋겠다. 이미 있으면 읽어보고 싶고. 절대적인 가난은 극단적인 어리석음을 불러낼수 밖에 없다. -끝-

Posted by 알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