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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9 권력의 횡포 2
  제목은 거창하지만 실은 사소한 궁시렁 글.
   '권력' 이란 힘없는 개인의 당연한 '권리'를 그 권리가 당연한 것보다 더욱더 당연한 척 밟아버릴 수 있는 것이구나, 오늘 생각했다. 내가 어떤 일에 지원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갖고 있지만 그것에 수반되는 일처리가 귀찮아지니까 너 이거 하지마, 뭐 대략 이런 시츄에이숑~
  '너 이거 하면 나 귀찮다.' 하고 얼굴에 써있는데도 내게 도덕적 윤리적 책임을 물으며 네가 신경써야 할 것은  이런 것에 지원하는게 아니라 너의 지금 현재 일에 충실하는 거라는 둥 근엄하게 설교를 늘어놓는다.
  내가 높은 사람 딸이면 나한테 이럴 수 있겠어? 그런거 하기 싫으면 그만두라고.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어차피 그럴 일도 없겠지만) 만약 이거 지원하는 걸 허락해준다면 난 엄청 굽실거리며 감사하다고 해야겠지? 실은 당연한 내 권리인데 말이다. 이렇게 권력은 아랫 사람을 길들이는구나. 당연한 일을 엄청 감사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거다.

  대학교 입시 지원할 때 뉴스에서 일부 교사들이 서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 갈 수 있는 성적이 되는 학생들이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에 허락을 안해줘서 지방의대나 포항공대 이런 데서 교사 추천 없는 입시지원서를 받은 것이 뉴스에 나온 적이 있다. 뭐 그건 서울대 갈 실력 되는 사람들 얘기라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여서 당시엔 별로 내 흥미를 끌지 못했는데 오늘 저 뉴스가 생각나면서 그 때 걔네들도 참 짜증났겠구나싶다. 

  그러나 난 그런 대학입시처럼 윗사람 승인없이 신청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윗사람의 승인은 아주 중요한 문제.

내년엔 내년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내년에 하라고 간단히 말해버리고.(이건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고!!!) 
   
  그리고 오늘 일에서 이런 윗사람의 깽판보다 더 무서운건 주변사람들의 인식이란 걸 깨달았다.
당연히 허락받을 수 있는 일인데 허락받지 못하는 지금 나의 경우 화살이 윗사람이 아니라 내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아니, 너 그거 당연히 할 수 있는건데 그게 뭐라고 허락안해줘?" 세상은 이런 반응이 아닌 것이다. "너가 평소에 뭘 어쨌길래 그런 당연한 것도 허락을 안해주는거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저런 뉘앙스의 말들. 너가 뭐 밉보인거 아냐? 네가 뭘 잘못한거 아니야? 이런 거.

  높은 사람의 권력의 횡포를 온몸으로 쓰디쓰게 맛보며, 그 비난의 화살이 내게 돌아오는 것에 놀라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요즘  시국 상황과도 맞물려 묘한 느낌을 갖게 했다. 요즘 점점 당연한 것들이 더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고 있으니까... 
 
   권력자들이 저런 말도 안되는 땡깡을 부릴 때 사람들이 아부며 뇌물이며 하는 것이구나. 뇌물이나 아부를 정당화시키고 싶진 않지만 오늘만큼은 어쩌면 뇌물이 내 권리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쁨을 받고 있는 아무개가 이걸 한다고 했으면 이러지 않았겠지. 원리원칙을 중요시한다더니 그거 정말인거 맞아? 내가 정말 밉보이고 뭘 잘못한건가? ---> 권력의 횡포에서 이게 제일 무서운 거 같다. 스스로를 비하시키고 발끈해서 뭐해 조용히 살아야지. 내가 뭐 잘못했나? 이런 죄의식이나 패배감을 갖게 하는 것...

  잊자.

1111111.
무릎팍 도사 안철수 편.
많은 감동을 받았다. 무릎팍 도사 말은 많지만 저런 사람을 섭외하려고 노력하고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안 줄 수가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이 감동을 주는 것이란 얼마나 힘든 것일까 생각했다.
  49세밖에 안되었구나. 난 생각보다 더 나이가 많을 줄 알았다. 워낙 경력이 화려하시다보니.
  팔십년대 생으로서 피씨 통신을 겪으면서 V3의 대단함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무료 프로그램이었고 대학생 한 사람의 노력으로 시작된 것인줄은 훨씬 나중에 알게 되었다. 뭔가 그런 대단한 사람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고 그 사람의 옛날 이야기에 동시대적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에 묘한 자랑스러움 같은 것이 생겼다. 그래 그 때 그랬었지, 뭐 이런. 사실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고 내가 자랑스러울 일은 눈꼽만큼도 없는데 말이다.
  바이러스 백신은 사용법은 굉장히 간단해서 도스 상에서 V3 C: 인가? 이런 명령어만 입력하면 되었는데 당시 서점에서 (읽어보진 않았지만) 바이러스 치료하기 뭐 이런 제목으로 엄청 두꺼운 책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내용은 바이러스의 역사 바이러스의 위험성 바이러스의 종류(당시엔 어떤 바이러스인지를 알고 있는 것이 병명을 알고 있는 것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장난스러운 바이러스부터 심각한 바이러스까지 위험도 등을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그 다음엔 바이러스 백신의 역사, 종류, 사용법 백신 업데이트 법 이런 것도 있었고. 
  아무튼 이거 보고 관심생겨서 인터넷 찾아보고 그랬다.
  무릎팍도사 나와서 한 이야기중 부인이며 딸얘기 ㅎㄷㄷ...^^

  모든 것을 자신의 입장에 대입시켜 확대 하는 인간의 속성상 오늘 무릎팍에 나온 "운이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
luck is where preparation meets opportunity
http://moai.tistory.com/407

영어 문장은 네이버 횽아한테 "안철수 LUCK IS " 로 검색함.ㅋㅋ

  비록 오늘 나에게 운은 따르지 않았지만 언제 있을지 모를 다음 기회를 생각하며 준비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자.
  라는 매우 일기장스럽고 교훈적인 끝맺음. 저 방송은 오늘 정말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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