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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04 버틸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2

  소설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열심히 써야 한다는 것. 쓰지 않으면 못 견뎌야 작가- 로 썼다가 소설가로 다시 고친다.- 소설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얘기들을 주로 한, 내가 읽어온 사람들은 하루키, 김연수, 스티븐 킹 등이 에세이에서, 인터뷰에서. 아마 이보다 더 많은 소설가들이 저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오늘은, 아니 '오늘에서야'라고 해야 하나, 맘 먹고 고전인 '동물농장'을 읽고 감동에 빠졌지만 사실 나는 표지나 제목등에 끌려 가벼운 책을 주로 읽는 편. 최근의 책 내용과 관계없이 나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끌었던 제목은 허지웅의 '버티는 삶에 관하여' 이다.  개인적으로 책 제목은 본 내용과 관련이 없더라도 무조건 멋있게 지어서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저 제목은 책 내용과 다르지않으면서도 내 마음에 콕 박히는 책 제목이었다. (내용은 잘 모르겠음.) 

  버티는 삶과 쓰지 않고 견딜 수 없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는 당연히 싫어하지만 버티는 것일거고(아닌가? 좋아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버티는 건가. 여기서는 그냥 책 제목만 놓고 이야기하도록 하자.) 후자는 어떤 어려움이 있음에도 견딜 수 없이 그것이 좋아 그 행위를 이어가는 것이겠지. 쓰지 않고는 견딜수 없고 떠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고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고, 또 무엇이 있을까? 

  그렇지만 너무 잘 버티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쓰고 싶지만 쓰지 않고도 잘 버티고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하지 않고도 잘 버티고 춤추고 싶지만 춤추지 않고도 잘 버티고.

  첫째에게 특화된 잘 참고 잘 버티는 성질. 외부의 약간의 칭찬에 만족해하며 남 눈치보고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창작자들은 성취자들은 정말 그렇게 버틸 수 없고 견딜 수 없었던 걸까? 어느 정도나. 얼마큼이나 버틸 수 없었고 견딜 수 없었던 걸까. 나는 궁금하다.


나는 오랫동안 내팽개쳤던 관심사를 되살려 만화 그리기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룰 성싶지 않은 꿈이었다. 내게는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 전혀 없었고 만화로 성공했다고 할 만한 경우도 별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미 검증된 것들을 시도하기로 했다. 나는 그림도구들을 샀고 매일 아침마다 출근하기 전에 그림 그리기 연습을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노트에 하루에 15번씩 썼다. "나, 스콧 애덤스는 유명한 만화가가 될 것이다."


열정은 쓰레기다. (스콧 애덤스 지음) 中



'매일 아침' 이 걸리네. 

지금도 새벽.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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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허지웅 글은 허지웅은 이미 글쓰기가 업이 되었으니 힘들더라도 버티며 글을 쓴다는 거겠지. 나는 글쓰기가 업이 아닌 상태에서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자 하는 상태에 관해 이야기한거다.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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