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5.16 딱지가 떨어지고 상처가 아물다. - 비유적 표현이 아님. 1
그 곳에서 집까지 오는 길은 멀지 않았다. 고작 십 분?
고작 그 십 분이었지만 내 발뒷굼치는 무너지고 말았다.
라디오를 듣는데 가수 김광진님이 '자신은 신체적 고통에 약하다.' 라고 말하는 걸 듣고
'음...나와 같은 사람이 있군.' 하고 생각했다.
예뻐진다해도 성형수술은 꿈도 꾸지 못한다. 심지어 얼굴에 팩 좀 하고 따끔거리고
화끈거리는 것도 참지 못한다. (요즘은 예뻐지려고 좀 참고 있다.)

새 구두에는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뒷굼치 까짐.
양 뒷굼치에 일회용 반창고 -  아니 느낌이 살지 않는다. - 대일밴드를 붙인 모습은
퍽 우습다. 부끄럽다.
그러나 공사장의 안전모와 안전 현수막처럼 새 구두를 신기 전에는 꼭 필요한 것이거늘.

내 발은 무방비 상태로 새 구드를 맞이했다.
그런데, 이 구두는 좀 심했다.
너무 크게 물집이 잡히고 너무 크게 아팠다.
이게 벌써 4월 5일. 믿어지는가?
며칠 전 카드 명세서를 받고 4월 3일에 카드 긁은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고 나서 이틀 뒤 신고나갔는데, 그 상처다.(카드명세서의 많은 기능 중 하나)
벌써 한달이 훨씬 넘은 것이다.

그렇다고 한 번 신고 구두를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 구두는 겉보기에 매우 편한한 넓고 낮은 굽의 검정 단화(?)인 것이다.
내가 9센티 힐에 당한거면 억울하지나 않다고!!!!

첫 날은 내가 너무 무방비 했나 보다 했다.
두 번째는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 뒷굼을 여러번 앞뒤로 접었다 폈다 하여 '좀 부드러워졌겠지' 하고 신고나갔는데
웬 걸, 지난 번 상처 난 쪽은 이번엔 하나도 안 아프고 반대쪽  발이 아픈 것이다 호오~
구두의 신비로다 지난 번에 반대쪽 발은 멀쩡했는데.

아무튼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상처는 딱지가 생기고 아물고 오늘 드디어 딱지가 떨어져서
기념사진까지 찍고 (핸폰 카메라 만세!!) 혐오사진임에도 올려본다.
야 호!

저 수줍은 핑크빛 새 살이 주변 살들과 완전히 친해져 온전한 하나의 색으로 화합을 이루기 바란다.
나이가 들으니 상처 난 곳은 꼭 너 나이든거 잊지 말라고 내 몸이 상처난 티를 지워주지 않는다.
거뭇거뭇하게 남아있다. 흑. 근데 이건 나밖에 몰라 다른 사람 눈엔 안 띄겠지 하고 위안을 한다.

아무튼 제 뒷꿈치는 이렇게 좋아졌습니다.
당신과 나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습니까?
어서 딱지가 떨어지고 새 살이 나오길 바랍니다.
시간은...... 분명히 흐르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알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