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쇼핑에 큰 만족감을 느낄 때는 바로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는 물건'을 샀을 때.
나는 매우 만족한다.
아니..이게 아니고 암튼 나 공부할거임. 저중에 젤 괜찮은걸로 하나 골라야지,
1.
어느 새 햇빛이 뜨겁다. 이런, 깜딱이야.
한 친구와 일주일에 2~3번씩 1시간 정도의 수다를 떤다. 얼굴 본 진 한 5개월됐나?
한 친구에게는 긍정에너지를 받고 싶을 때 가끔 문자를 하고
한 친구는 청주에 가서 얼굴 보고 수다떨고 싶을 때 만난다.
한 친구는 만나고 나면 괜히 자극이 된다.
오늘은 한 친구에게 졸라 주말에 놀자고 하였다.
한 아는 애 와는 일탈을 경험해보고 싶을때 만났고 (또 만날지는 모르겠음)
한 아는 애와는 왜 만나는 지 모르겠지만 몇번 봤다.
위의 사람들과는 그리 자주만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는 "난 친구가 없어. 외롭고 심심해."
근데, 뭐 이정도면 됬지.
이상하게 모든게 긍정적이 되어가는 요즘이다.
주식이 오르다 내려가듯 왠지 오늘밤이 긍정 주기의 마지막 밤이 될 것 같다.
cycle
2.
직장에서는 봄에 활짝 꽃을 피워준 화분 2개를 어딘가의 흙더미에 내려놓았고
방에서는 4년동안 함께 한 화분 두 개를 '버리기는 아까워서' 라고 말씀드려 아래 1층 화단
구석에 가져다 놓았다. 아마 다시 내 방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거다.
아직 무한한 애정은 남아있지만 직장의 것은 이제 작고 바짝 마른 잎만 흉하게 남았고 집의 것은 잘 크지도 못하고 덩치만 크고 애증의 대상이 되었다. 나는 아직 많이 사랑하고 있지만 내방에 두기엔 곤란하다.
처음 독립했을 때 군자란이 주황색 꽃을 활짝 피워주었다. 좋아서 사진도 찍고 그랬다. 그때가 생각난다. 짙은 초록색 잎에 주황색 꽃의 선명함과 화려함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지만 그 기억이 생생하지만 난 버린거다. 버린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주인아저씨가 잘 키워줄까?
그들을 내다놓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을 대체할 것이 생겨서다. 이건 고통스럽지만 사실이다. 더 작고 더 싱싱하고 더 예쁜 화분들이 생겨서.
꽃이 핀 화분은 시들면 버리는데 별 가책이 안 드는데 (좀 비싸고 오래가는 꽃다발을 산 정도의 느낌?) 잎을 주로 보는 식물들- 난이나 초록식물들은 버릴 때 심란하다. 써 놓고 나니 이상하네.
3.
자기전에 편의점이나 한번 갔다 와야지. 특별히 살 것도 없는데?
여행동행이었던 언니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언니에게 블로그 주소를 알려주거나 이 글을 보여주진 않을 거라서 왠지 뒤에서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좀 조심스럽다. 사진을 올리는 것도 여행 직후에-그러니까 1년전에- 혹시 인터넷에 올릴 수도 있고 올리면 모자이크해서 올리겠다고 말은 해두었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고. (누가 내 사진 올리는게 싫은지라 나도 남의 사진 올릴 때 조심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니는 미녀라는 것, 잇힝~
이 글에서 호칭을 뭐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언니'라고 하기로 한다. 어차피 다른 언니가 나올것도 아니므로.
대학교 때 알던 언니인데 나이차이가 좀 있어서 (사회에서 만난게 아니라 대학 때 만난거라 서너살 차이도 여전히 크게 느껴진다) 높임말 쓰고 있고. 엄청 엄청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역시 여행은 너무 친한 사이보다는 그냥 적당히 아는 사이가 좋은 것도 같다. 언니도 내가 맘에 100퍼센트 들었겠는가. 언니는 내가 맘에 안드는 짓을 하더라도 많이 참아준 것 같다.
언니는 그다지 나와 맞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랄까 언니는 좀 여성스럽다고 할까? 캄보디아가 그다지 깨끗하고 좋은 나라는 아니었기에 그런 것 같고도 트집잡을 것 같고 음식도 뭐라 그럴 것 같고, 그러니까 약간은 까탈스러운 이미지였다. 친구도 아니고 언니인데 막 저런거 갖고 짜증내면 어떻게 하지? 그리고 내가 주도하는 여행이었기에 그런 경우 난 많이 미안해해야할텐데... 이런 걱정들이 있었다.
그럼, 결과적으로 어땠냐고? 언니는 역시나 여성스럽고 세심하며 조금 까다롭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있어 조금의 어려움이나 마찰도 발생하지 않았다. 왜냐고? 언니는 그 모든 것에 대한 대비를 다 해온 것이었다!!! 물론 내 것까지 챙겨서 모든 것에 2인분으로 말이다. 와, 감동.감동.
내가 싫어하는 여자애들(!)은 까탈스럽고 짜증내고 징징대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트집을 잡아 곤란하게 하는 그런 성격. 물론 나도 저런 짓을 안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저런 짓은 남자친구 앞에서라면 200% 용서가 된다. 그런데 나랑 같이 해외여행을 간 여자애가 그런다면 못참아줄 일이다. 그러나 언니는 모든 것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었다.
언니 트렁크는 내 것보다 작았는데도 들어있는 것은 내 것보다 훨씬 많았다. (대체 나는 짐을 어떻게 싼거지?) 언니의 짐목록 중에 감동 받았던 것을 나열해보자면.
1. 시트팩 - 이것은 해외여행의 필수품이 된 것 같다. 언니가 내 것까지 챙겨오고 나도 몇장 가지고 가서 우리는 매일밤 넉넉하게 시트팩을 붙이고 잠들었다. 기분 전환에 좋다.
2. 각종 영양제 - 나도 역시 비타민 몇 알은 챙겨가기 했으나 언니의 구급약과 영양제 앞에선 내놓지도 못했다. 언니 어머니가 주신거라며 특별히 제조했다는 무슨 한약환같은것도 있었다. 검색에서 안걸리는건가 이런거..;;
3. 압박붕대★ - 와 이거 신기했다. 압박 붕대를 다리에 세게 감고 있으면 피로가 풀린다고 한다. 역시 언니가 내것까지 챙겨와서 나도 해봤는데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칭칭 감고 얼마동안 있는다. 잠들면 안된다. 큰일난다.-- 피로가 좀 풀리는 거 같기도 하고???
4. 마사지기 - 손으로 잡고 마사지 하는 그런거.
5.(덧붙임) 무슨 유럽여행도 아니고 고작 실질적 나흘 여행이었는데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봐 먹을 것도 싸왔다.
위의 것들은 챙겨오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 나는 생각도 못했고 생각했더라고 패스했을 물품들인데.
이 밖에도 예쁜 옷이나 악세사리도 잘 챙겨왔는데 나는 게을러서 저런 것을 못했는데 암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써놓고보니 별거 없는 것 같기도 하네. 암튼 뭐 이것저것 엄청 많았는데.
언니 모자에 리본이 있는데 바람때문에 자꾸 떨어져서 언니가 계속 신경을 썼다. 난 리본 떼고 쓰라고 하고 언니는 리본 있어야 된다고 하고. 그날 밤 숙소로 가서 언니는 가방을 뒤적뒤적하더니 반짇고리를 꺼내어 리본을 꿰메었다. 반짇고리까지!!! 난 숙소에서 완전 뒤집어졌다. 언니는 묵묵히 바느질을 할뿐이고.
언니도 내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많았을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분 언니가 잘 이해해주고 넘어갔다.
나중엔 언니도 내 스타일에 좀 적응을 해서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바뀌었다.
여행 초반
나: 언니, 배고파요? 밥 먹을래요?
언니: 아니 그렇게 배는 안 고픈데 지금 안 먹으면 이따 밤에 배 고프지 않을까? 지금 먹어 두는 게 좋지 않을까?
나: 안 고프면 먹지 말아요. 자~그럼 다음 장소로 이동~~
여행 후반
나: 언니, 배고파요? 밥 먹을래요?
언니: 응, 먹자. 먹자.
돌려말하는거 따윈 없는거다.
또한 몸매가 되는 언니의 과감한 노출에 나도 자극을 받아(외국인데 뭐 어때~) 여행 마지막날에는 이러고 다녔다.
기럭지와 라인의 차이가 느껴지시는지. 언니는 초미녀 잇힝~(얼굴 가렸으니 상관없겠지.)
코끼리 지갑도 똑같이 메고. 시선 받으며 신나게 돌아다녔는데, 저 날이 마지막이라
저렇게 입고 비행기타러 갔는데 캄보디아 공항이라도 한국가는 비행기인지라 당연히 한국 사람 많아서 공항에서 나는 헐~~~완전 부끄러웠다..ㅋㅋㅋㅋㅋㅋ 물론 얼른 윗옷을 입었지만.
발마사지를 세 번 받았는데 그때마다 캄보디아 마사지사들이 언니 보고 예쁘다고. 립서비스로 하는 말은 아니었던 듯. 왜냐하면 난 그 말을 못들었기 때문에.ㅋㅋㅋ
또한 마지막날 잊지 못할 에피소드로는 언니 짐싼거에 대해서 언니는 쇼핑한 물건을 쇼핑백에 담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쇼핑한 걸 트렁크에 넣고 옷을 그냥 쇼핑백에 넣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공항에서 이걸로 의견충돌이 있었다. 공항에서 짐을 다시 싸기엔 귀찮은 상황. 그런데 이러저러하다 짐을 다시 싸게 되었고 거의 꼴지로 타게 되었다. 저쪽에서도 우리랑 비슷한 상황인지 공항에서 트렁크 열어놓고 짐 다시 싸고 있는 커플 한쌍이 있고.
그렇게 약간 언니랑 껄끄러운 상태에서 비행기를 타는데 이코노미 자리가 다 차서 비즈니스??를 주겠다고. 야호. 언제 사이 안좋았냐는 듯 둘이 손뼉치고 난리나고. 워낙 작은 비행기여서 그렇게 확 좋진 않았는데 기분은 확확 좋았다.
작은 비행기라 비즈니스석이 8석 정도 되려나? 아까 그 커플도 비즈니스 석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그 커플 역시 아까는 우거지상이었는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튼 언니 덕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언니가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저 원피스는 한 번 빨았는데 물이 장난 아니게 빠지고 흐물흐물해져서 다시 입기는 힘들 것 같지만 저거 입고 신나게 돌아다닌 추억이 있어서 버리진 못하고 잘 두고 있다. 또 해외여행가게 되면 실내에서라도 입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