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파편,흔적

일상 2016. 8. 29. 01:59

- 귀찮아서 카테고리 관리도 안하는 주제에 블로그를 두 개 나눴더니 저 쪽은 더 쓰지 않게 되는구나.흠흠.


-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하기 싫은 일이 직장에서 일어났는데, 나름 1n년차라고 그러려니하게 되는 것 같다.


- 그 사람이 싫은걸까 좋은걸까 모르겠다. 막말하고 상처주고 그럴 땐 싫은데 또 나에게 도움주려는 말 하는 것 같을 때는 괜찮은 것 같기도하고.


-"너는 괜찮아, 잘하고 있어. 조급해하지 말라. 비교하지 말라." 이런 류의 힐링에 너무 심취해 있는게 문제다. 대부분의 한국인처럼 비교하고 조급해하고 좀 그래야하는데.

"너는 그래서 발전이 없는거야." 타인에게 듣는 따끔한 한 마디는 말 그대로 따끔하구나.

실은 이미 몇 년전에 들은 이야기로 이제는 저런 얘기 해주는 사람도 없지.


- 하루에 어떤 일이 몰아치면서 나는 나의 컴플렉스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 이사가고 싶다. 좋은 데, 좋은 데? 아파트 살고 싶다.

뭐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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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주말을 무의미하게 보낸 것에 대해 자책을 한번 헤준다.)


 ㅂ ㅅ ㅌ 콘서트가 있었는데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안갔다.

빅/뱅은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다 채웠다는데 정말 대단하다.

작년 버즈 콘이 빅/뱅 콘이랑 같은 날이었는데 팬들 국적이 정말 다양해서 놀랐다.


- 방금 몰아서 일본 영화 두 개를 봤다. 일본 영화가 좋다.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얼마전 그의 에세이를 읽었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영화 내용을 모르니 에세이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는 오늘은 내용들을 다 잊어버려서 그냥 몽글몽글한 느낌만 기억되었다.

이 감독의 영화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와 이 영화 두 개를 보았다. '바닷마을~'은 워낙 원작을 재미있게 봤고 배우들도 다 매력적이어서 감독을 떠올리기보다는 원작과의 비교나 배우들에 더 집중해서 본 것 같다. (이민정 닮은 동생 넘 이쁨)

이 영화는 현실의 따뜻한 면을 극대화하면서도 조금은 동화같고 환상적인 것 같은 그림도 놓치지 않는다. 네이버 영화평 보는데 영화평에서 많이 나온 것이 아역배우들 연기 좋았다고 하는 것에 공감. 일본어 잘 모르지만 오사카 사투리 쓰는 것도 넘 귀엽고. 각자 다 소원이 있다. 영화를 본 사람 모두 나라면

어떤 소원을 빌까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의 나라면, 지금의 나라면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같은.

가장 평화롭고 안정적인 시기지만 부모님이 이혼할까봐 내가 어느날 죽을까봐 전쟁이 일어날까봐 가장 불안하고 근심걱정이 많기도 한 시절. 

계속 보면서 잊고 있던 '아이들'이란 존재를 한 발 떨어져서 봤던 것 같다. 아이들은 저런 존재였지. 씩씩하고 잘 상처받고 늘 뛰어다니고 생각보다 똑똑하고 생각보다 순진한. 


-행복한 사전

영화 둘다 유플러스 무료영화로 봤다. 유플러스 무료영화 만쉐~ 

오다기리 죠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주인공은 아니었다. 러닝타임이 꽤 길었다, 두시간 반?

이것도 그냥 잔잔하게 흘러가는 게 좋은 영화였다. 십오년을 걸려 한 권의 책 -사전을 완성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이 영화의 주요 공간적 배경은 당연히 출판사의 사무실이다.

좁고 복잡한.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은 공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한 몫하는데 

제작비가 없어서인지 연극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인진 모르지만 오늘의 내게는 좀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좁은 공간에서 반복되는 일상도 영화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시간도 가치가 있을 수 있을까.

내 마음이 답답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보다.


영화 두 개 봤으니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잠들어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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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난 비치 FM을 향한 여정.


강연에서 A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이름과 강연에서 연관된 몇 개의 단어로 구글링을 했다.

강연과 관련한 분양외에 이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호오~)

그래서 또 검색을 하다가 잡지 →  독립 출판 동네서점의 순으로 검색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운 여름 그 날, 소개된 독립 출판물을 판매하는 동네 서점을 찾아갔다.

(나는 어떤 유명 작가의 독립 출판 서적으로 인해 독립출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판하지 못하는 함량 미달의 책들일 것--을 갖고 있었고

이는 아직까지 깨어지지 않았으나 A분으로 인해 내 안에서 어느 정도 환기가  되었다.

독립출판에 대한 글을 독립 출판된 책 자체보다 네ㅇ버에서 더 많이 검색해서 읽게 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지만.)


SNS로 활발한 소통을 하고 닫는 날은 닫는다고 공지를 하고 주인이 어디가서

지금은 주인 대신 누구가 지키고 있다고 친절하게 운영 공지를 쓰던 힘겹게 찾아간 

그 서점은 문이 닫혔다. 처음엔 옆 가게 보고 망한 줄. 근데 그 가게는 아니었고 그 옆의 가게였다.

그래서 나는 울며겨자먹기로 또 다른 두 번째 동네서점 겸 카페를 가기로 했다.

두 번째 카페에는 A 분이 기고한 책은 없었다. 딱히 커피를 마실 생각은 없었는데 커피까지 마셨다. 책을 사고 싶었는데 책은 사지 않았다.

1층에서 주문을 하면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져다주는 놀랍도록 비효율적이고 황공한 서빙 방식이었다.

나는 내가 가져가겠다고 했으나 어쩌다보니 가져다 줌. 

알바였으면 매우 마음이 안 좋았을텐데 주인이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장사 잘되는 날은 하루에 몇 번이나 오르내리는걸까. 괜찮은걸까.


2층에서는 여러 ‘관계자’ 들이 활발한 토론을 하고 있었다. 의견을 개진하고 의견을 더하고

이해하는 척 하면서 답답해하고 있었다. 


동네 서점? 독립 서점? 에 대한 책이 있어서 그 책을 읽었다. 내가 간 그 서점 겸 카페 사장도

기고를 했다. 무슨 펀딩? 을 통해 만들어진 책이라고 했다. 서점 무사를 운영하는 뮤지션 요조의 글도 실려있었다. 그가 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인스타로 서점 소식도 보고 있었다. 정확히 이 글은 아닌거 같지만 다른 인터뷰도 몇 번인가 관심있게 읽었던 것도 같다. 내용은 비슷한 내용. 사람들이 하도 걱정을 하기에 무사하길 바라며, 무사히 잘 되길 바라며 지었다는 무사 책방? 무사 서점?

인터뷰가 아닌 자기가 쓰는 형식의 그 글에서 그는 서점에는 ‘쇼난 비치 FM’을 좋아해서 틀어놓는다고 했다.


‘쇼난’, ‘비치’, ’FM’ . 어느 하나 가슴을 울리지 않는 단어가 없다. 완벽한 세 단어의 조합이다. 

집으로 돌아와 검색을 했다. 생각외로 꽤 많은 (한국) 사람이 듣고 있는 방송이었다.  물론 나처럼

요조의 인터뷰를 보고 알게 된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블로그를 보고 어떤 어플을 깔았는데 검색도 안 되고 라디오도 안 나왔다. 이 어플이 맞는 거 같은데. 이 방송국이 이름은 조금 다른 게 다른 방송국인가. 

결국 포기하고 좀 더 검색을 했다. 이럴수가. 그냥 내가 애정하는 TuneIn Radio 어플로 들을 수 있는 방송이었다. 그래서 들었다. 

밤이었는데 뭐 생각보다 그렇게 좋은지는 모르겠더라.

그래서 그냥 전에도 듣던 다른 방송을 들었다. (Raziko앱 강추합니다. 플레이 스토어에는 없는데

블로그 검색해서 다운 받으세요. 근데 잘 안될때도 있음.)

일본말 모르고 인사말 정도만 알아듣는데 모르는 말로 사람들이 떠드는게 좋고 일본말 특유의

억양도 좋다. 교통정보와 날씨 안내 목소리가 너무 좋다. 

그리고 어플 자체에서 믿을 수 없지만 선곡표가 갱신된다. 그냥 아무 형식없고

옛날식 HTML 느낌에 텍스트로 글자만 가득가득 빽빽이 방송 안내가 되어있고 그 와중에

선곡표가 갱신된다. 대강 보면 pop이랑 일본 노래랑 섞어서 틀어준다. 

방송국은 여러 개가 있는데 일본어 몰라서 그냥 그 때 그 때 대충 듣는다. 기억나는 방송국

이름은 요코하마 FM, J wave,inter FM? 정도?

 

그렇지만 쇼난 비치 FM 이 궁금해서 낮에 다시 들었더니 역시 내 스타일 아니다. 서점에 어울리긴 할 것같다.

라디오를 틀어놓고, 가본 적 없는 작은 서점의 정경을 상상한다.

나는 다시 Raziko 어플의 방송국들을 듣는다. 그리고 tunein 앱 탐험을 오랫만에 해서 일본 방송국

몇 개를 추가했다. 전에는 그냥 못알아듣는 거 틀어놓으려고 틀어놨는데 일본 방송국 음악들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쇼난 비치  FM을 알게 되었다. -끝-   

Posted by 알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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